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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惡意)를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악의(惡意)를 무서운 스피드로 다 읽어버렸다. 가가형사 시리즈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읽었는데 그 유명한(?) 시리즈였다니. 근데 3편이란다. 이전 시리즈도 사서 읽어보아야 겠다. 다 읽어보니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커튼'과도 같은 구조였다. 화자가 범인이다라는. 하지만 이 소설은 마지막에 나와야 할 그런 충격적인 설정을 극 초반에 배치시키는 대담함을 보인다. 그 대신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에 대해 가공할만한 흡입력으로 소설을 전개시켜 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대반전(!)에 이르러서는 아! 작가가 나를 가지고 놀았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작가의 단편 모음집인 갈릴레오 시리즈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깊이가 있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탁월한 상상력과 치밀한 전개가 놀라운 작품이었다. 이제 다른 책들도 구입하여 읽어볼 기대에 부푼다. 근데 출간된 책이 너무 많더라 ㄷㄷㄷㄷ

블로그의 용도

아무도 안 들어오는 블로그지만 전용 낙서장으로 쓰기로 하였다. 글쓰기 실력도 좀 키우고 말이지.

술에 대하여

어제 마신 술이 아직 위장속을 헤매다니는 듯하다. 항상 취해 사는 생활을 하다가 단 4일간 술을 안 마시고 변화된 정신상태(정신이 맑아지고 말하는 것이 또릿또릿해지는)를 경험해보고는 술을 줄이던지 끊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긍정적인 변화. 하지만 집에 쌓여있는 맥주는 어찌할 꼬...

트랜스포머3 예매를 취소하다

개인적으로 최악이라 생각했던 2편을 능가하는 최최악 작품이라는 평가에 결국 아이맥스3D 예매를 취소했다. 마이클 베이라는 감독, 무슨 똥배짱이냐?

슈퍼에이트 감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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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이트를 조조로 가족과 함께 보았다. 평소 J.J 에이브람스 감독(이하 J.J)을 좋아라하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예상대로 영화가 잘 나와주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여기서 잠깐! J.J는 떡밥 제조기로 유명하다. 로스트, 프린지, 미션임파서블3, 클로버필드, 스타트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해결 불가능의 떡밥을 깔아 놓고 사람들을 논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재주가 뛰어나다. 하지만 평행우주에 대한 것이 그 중심 소제라 생각한다) 좀비영화를 찍으려는 중학생들이 의문의 기차 탈선 사고를 목격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80년대 많이 보았던 스필버그 사단의 영화들에 오마쥬를 바친다. 구니스, E.T, 클로스 인카운터, 그리고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전설적인 좀비 영화들에까지 J.J는 그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아역 배우들의 호연과 훌륭한 시각효과, 스필버그 작품들을 21세기판 소년 모험영화로 훌륭하게 업그레이드 시킨듯한 감독의 연출력이 어우러져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2시간 동안 잠시 어릴적으로 돌아가 푹 빠져들게 해준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단 한편의 영화가 있다. 그것은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를 연출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2000년작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이다. 한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는 미지의 존재, 소련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던, 메카시즘의 상혼이 채 아물지 않은 시대 배경-주민들 중 이 존재의 정체가 소련에서 보낸 비밀무기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과 이를 은폐하려는 군대, 편모(슈퍼에이트는 편부) 슬하의 소년 등의 설정은 마치 복사한 듯 똑같다. 엔딩신까지 비슷하게 느껴지니 J.J 는 브래드 버드에게 진실을 고백하고 한 턱 단단히 내야하지 않을까?

이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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