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08의 게시물 표시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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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가족들과 함께 대전역으로 향했다. 저녁을 대충 먹고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에 도착하니 시간은 약 7시 20분쯤, 벌써 시민들은 대전역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이렇게 모일 수 있다니 이제 진정한 민주주의가 시작되려나 보다. 분위기는 흥겨웠고 수완이에게는 좋은 현장교육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2008년 6월 10일...

한번의 촛불집회 참여 후 내일 두번째 촛불집회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이제 촛불집회가 처음의 그 호기로운 기세에서 점점 맥빠지고 단순히 모인다는데 데 의미를 부여할 수 밖에 없는 느낌도 감지되어 과연 내일의 집회가 1987년 6.10항쟁의 재현으로 불타오를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쇠고기 재협상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촛불이 꺼진다면 국민들의 패배감은 커지고 이명박 정부의 전횡은 더욱 심화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할것이다. 새로운 민주주의의 모습을 제시한 자랑스러운 국민들이지만 그 결말도 아름답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로움과 의로움 (도종환시인)

현재 이명박정부는 맹자의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출처 : 인터넷신문프레시안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이로움과 의로움 / 도종환 맹자가 양혜왕을 만났을 때 왕은 맹자에게 '장차 이 나라를 이롭게 할 어떤 방도를 가지고 왔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맹자는 '왕이 어찌 이로움을 말하느냐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따름이다.' 하고 대답을 합니다. 『맹자』제 1장 맨 앞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맹자는 이로움보다는 의로움이 먼저라고 말을 꺼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만약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에 이익이 될까? 하는 것만을 먼저 생각하시면, 대부들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해야 내 영지에 이익이 될까? 하는 것만을 생각할 것이고, 선비나 서민들까지도 어떻게 하면 나에게 이익이 될까? 하는 것만을 생각할 것입니다. 위아래가 서로 다투어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일만의 십분의 일인 일천을 가졌거나, 일천의 십분의 일인 일백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결코 적게 가졌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의(義)를 경시하고 이(利)를 중시한다면 남의 것을 모두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왕의 초청을 받고 간 자리에서 맹자는 왕에게 이로움만을 먼저 생각하는 왕이 되어서 안 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당시는 전국시대였습니다. 밖으로는 국가 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안으로는 배신과 야합이 그치지 않는 난세였습니다. 왕들은 모두 부국강병을 앞세운 채 천하를 손에 쥐고자 이름난 원로석학을 초빙하여 고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곤 했는데 맹자도 그렇게 해서 양혜왕과 만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명박정부가 앞세운 실용은 철저히 이로움에 바탕을 둔 사고방식입니다. 내게 이익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바탕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정합니다. 옳은 일인가 그렇지 않은가는 결정의 주요변수가 아닙니다. 실용주의는 자칫하면 맹자의 경...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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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초에 불을 붙였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처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촛불문화제라는 명칭이 조금은 낮설지만 (집회라는 말이 좀 더 익숙한 세대) 이 헌법 제1조 문구가 노래가 되어 문화제에서 울려 퍼지는 이 현실이 서글픈 건 과거의 그 모습이 재현되어 버린 가슴 답답함 때문일 것이다. 비록 옛날처럼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시위의 현장은 아니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은 시대를 초월하여 동일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내가 왜 이렇게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구호를 외치며 1990년 철모르는 대학생때의 추억 아닌 추억을 떠올려야 하나, 왜 스크린으로 그려지는 처참한 시위현장의 모습을 지켜보며 분노로 몸서리 쳐야 하나. 그동안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적지않게 실망했고 국회의석의 대부분을 차지해 버린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속물적인 동조에 또 한번 실망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고 국민의 저력을 보았기에 이 머린 빈 정부를 끌어내릴 때까지 마음속의 촛불을 꺼트리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